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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목수 이야기

내장목수가 되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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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떤 방법으로 목수가 될 수 있는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목수카페에 자주 올라오는 글 중에 하나가, 목수가 되고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는 글입니다.
네, 목수 일을 가르치는 대학학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학원? 그런 교육과정이 있긴합니다. 하지만 좀 막막한게 사실입니다.

어쩌면 가장 쉬운 방법! 가족 중에 목수가 있다면 배울 수 있다! 친인척, 지인까지 샅샅이 뒤져서 목수가 있는지 살펴보세요^^
10대 후반부터 목수일을 배웠다는 많은 케이스가 있는데 아버지, 형, 삼촌이 목수라서 배울수 있었다는 경우 입니다. 흔치 않지만 저처럼 배우자가 목수라서 가능한 경우도 포함시키겠습니다^^
남자라면 이런 경로로 목수 일을 배우는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따라가서 자재 나르기부터 시작해서 잡일 하면서 조금씩 일을 배울 수 있죠.
하지만 저는 여자인데다가 나이가 어리지도 않았기에 좀 더 어려웠습니다. 사실 저의 경우는 돈을 받지 않는 무료 자원봉사 현장에서 처음 일을 시작해볼수 있었습니다. 거기서 석고도 처음 잘라보고 본드도 발라주면서 조금씩 배웠는데요, 일반 현장에 투입될만큼 배우는데 시간이 좀 걸렸고요. 다른 직업이 있었기때문에 시간날때 가끔, 남편이 반장으로 가는 현장에만 일당없이 몇번 도와주러 가면서 업자들 반응을 살폈죠. 그렇게 드문드문 봉사활동과 일반현장에 조금씩 맛만 보다가 직업을 바꾸어도 되겠다 싶을만큼 일이 재밌고 적성에 맞았기에, 일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목수 일을 배워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나름 석고재단, 타카총 사용, 몰딩재단, 석고 취부 등등의 작업을 할수 있게 되었음에도 일을 불러달라고 하기엔 좀 자신이 없었다고 할까요? 남편이 반장으로 가는게 아닌 기공으로 가는 곳엔 여자초보목수를 끼워달라고 하기가 뭔가 어려웠습니다. 사실 현장에선 초보목수가 거의 필요가 없어요. 싼값에 잡일이나 시킬 힘좋은 젊은이는 좋아할지 모르지만....
그래서 남편이 반장으로 가는 현장만 골라다니며 실전 감각을 익혀서 결국 일당을 받으면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 스토리를 말씀드리는 이유는요, 초보목수가 되게 필요한 곳은 잘 없고, 돈도 받으면서 일도 배우고 싶다는 마음으로는 일을 배우는 시작조차 어려울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어서입니다. 그래서 가족에게 목수일을 배우려고 한다고해도 젊고 힘좋을때가 좋으며, 돈받으며 일배우기는 어려울수 있다는 점을 아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목수카페에 많이 올라오는 질문 중하나가 "인테리어기사로 시작해서 목수 일을 배울수 있을까요"인데요, 장점과 단점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저의 남편도 어찌보면 그런 케이스인데, 영림대리점을 차리게 된 지인이 함께 일하자고 제안해서 인테리어 기사처럼 일을 했었습니다. 그 사장님이 원래 인테리어 업자였기에 문, 몰딩시공까지 해주다보니 조금씩 일을 배우게 되었죠.
장점으로는 일당 또는 월급을 받으며 일을 하기에 생활이 안정적이고, 다양한 작업들에 대해 배울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내장목수는 다른 작업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지 좋은 목수라 할수 있어요. 샷시, 타일, 싱크대에 대해서도 알고, 전기, 공조설비배관 등 벽체 안에 들어가는 것의 작업 순서나 주의점도 알아야하고  페인트, 도배, 데코타일 등의 마감재의 성격에대해서도 알아야 합니다. 그런 지식들을 습득할수있는 좋은 기회일수있죠.
하지만 단점이라면 제대로 목수일을 배우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릴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제 남편도 1년간 인테리어 기사로 일하면서 목공일을 많이하긴 했지만 목수로 독립했을때 목공일을 위한 공부를 따로 엄청나게 했어야 했습니다. 목수 밑에서 일을 배운게 아니었기에 다른 목수분들 어깨너머로 보고 따로 공부하고 매일 일생각만 할 정도로 노력해야했죠. 목수밑에서 배웠다면 좀더 쉽게 알았을만한 것도 따로 공부해야했으니까요.
하지만 의지가 있고 성실하게 공부한 결과 1년만에 기공실력을 갖추고 반장일을 할만큼 발전했습니다. 일반적으로 1년만에 기공일당을 받기는 좀 어렵거든요. 나름의 노하우를 따로 포스팅할 예정인데요. 아무튼 인테리어기사로 시작한다면 가외의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을 아셔야합니다.
참고로 가구 공장, 싱크 공장 같은 데서 일을 배워도 되냐고 묻기도 하시는데, 기본적 공구 사용이나 개념을 배우는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내장 목수가 되는 길로 보기엔 좀 무리가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학원에서 배우는 방법은 어떨까요? 그런 교육과정이 드물지만 존재합니다. 그런 교육을 받은 후 반장, 팀장을 소개받거나 목수카페에서 구직을 해 볼수 있어요. 하지만 거기서 배운걸로 "내가 목수가 되었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정말 기초 중에 기초만 배우는 것일 뿐이죠. 현장에 투입되면 배운 것과는 다르게 일해야 하는 수많은 경우를 접하게 되기 때문에 "어? 배운것과 다른데?"하며 당황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저도 남편을 귀찮게 했던 말중에 하나가 "저번엔 이렇게 안했잖아?" 였으니까요.
어찌되었든 학원에서 공구랑 현장용어, 기본 개념들을 배운 후에 현장에 가면 아무것도 모르는 것보단 도움이 됩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한테는 심부름 하나 시키는게 더 힘들거든요. 뭘 가져오라고 하려해도 설명하는데 시간이 더 걸리고, 뭘 시키려고 해도 아주 기본적인것부터 설명해야하니 차라리 직접하는게 낫거든요.
그런데 학원을 안다녀봐서 모르겠지만 '그 정도 기초는 인터넷을 좀 뒤셔서 알수 있다'거나, '애매하게 배워와서 말대꾸나 할바에 그냥 현장에서 배워라'하실 분도 있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워낙 현장에 투입되기조차 힘든 분야다보니 학원이라도 다닐수 있다면, 그 정도 시간을 투자할수 있다면 손해볼것 없는 방법인것 같습니다.

그럼 학원 안다니고 배우는게 가능해?라는 생각이 드시죠? 네, 그런 경우도 있답니다. 목공현장 찾아가서 음료수라도 드리면서 일 구경도 시켜달라하고,  일당은 주시는대로 받을테니 일 배우고싶다고 하면 받아줄 팀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또 목수 카페같은곳에 가입해서 일을 배우고 싶다고 알릴수 있습니다.
사실 목수일을 배우려면 돈을 주고 배우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어느 업자가, 또는 어느 소비자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일당주면서 자기 현장에 일을 시키고 싶겠어요? 현장 작업이 차질없이 빨리되면 좋은데 내가 일당준 목수가 웬 초보한테 설명해주고 있는걸보면 불안하고 돈아깝지 않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생초보를 받아주는 현장이 드물어요. 진짜 신경쓰이고 거슬릴수 있거든요.
하지만 반장님, 팀장님들 중에 일당까지 챙겨주면서 현장에 받아주시는 분들도 꽤 있으니 진짜 부딪혀서 찾아보시면 길이 열릴지도 모릅니다. 목수카페같은 곳에 일당안받고 불러달라고 해도 불러줄 팀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간절함을 보이면 시기와 우연이 맞아 마침 빈자리가 있는 팀에서 불러줄지도 모르죠. (그렇게 말해도 일당 조금이라도 챙겨줍니다. 5만원만 받아도 다른 알바하는것보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득입니다!) . . . 좀 막막해보이는 방법이죠?
그렇기에 미리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초보로서 알아야 할것들을 공부하고, 갖춰야 할것들을 미리 구비하시면 준비된자에게 기회가 갈겁니다^^

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돈을 받고 목수 기술을 가르치는 분들도 계시네요. 어쩌면 그게 제일 맞는 방법일수 있어요. 가장 빠르고 눈치안보고 당당하게 현장에서 배울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금액이 부담되기 때문에 꺼려질수 있고, 막상 배우고나서 이 일이 나에게 맞지않을까봐 걱정일 수 있습니다. 내장 목수가 되겠다는 확실한 의지와 목표가 생겼다면 여기서 배우는게 가장 지름길일수 있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밝힙니다. 저희도 돈받고 가르칠까 생각했었기에...

※ 사진들은 직접 작업중 찍은 사진들입니다. 내용과는 크게 관련이 없지만 직접 작업하는 목수임을 보여드리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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